임태희 교육감과 카림 하클라프 버나비 교육장(사진(경기도교육청)
(경기=뉴스영 공경진 기자)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이, 지난 7일(현지시간)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버나비시에 위치한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를 방문해, 지역사회 역량을 활용한 교육격차 해소 방안을 모색했다.
이날 방문에는 카림 하클라프 버나비 교육장, 케빈 브랜트 버나비 교육국장 등이 참석했으며, 이 학교의 지역사회 중심 교육 시스템과 학생 맞춤형 지원 모델을 직접 살펴보는 자리가 됐다.
■ 지역사회가 직접 참여하는 ‘커뮤니티 교육 모델’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는 학교 이름에 ‘커뮤니티(Community)’가 포함될 정도로 지역사회의 참여와 공동체 의식을 중시한다. 이 학교에서는 학부모와 지역 전문가들이 아침, 방과 후, 휴일에도 자발적으로 참여해 학생들에게 언어, 리더십, 미술, 로봇공학, 농구 등을 가르친다.
로보공학 커뮤니티 프로그램에 참관하는 임태희 교육감(사진=경기도교육청)
이 같은 커뮤니티 프로그램 운영 배경에는 학생들의 다양한 문화적 배경과 교육격차 해소에 대한 고민이 자리하고 있다. 이 학교가 위치한 버나비시는 지역민들이 사용하는 언어만 110개에 이를 정도로 다문화 환경이 뚜렷하며, 학생 70%가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지역사회의 역량을 활용해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학교 측의 설명이다.
벤 파에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 교장은 “지역사회의 강점을 활용해 학생 개개인을 사회에서 필요로 하는 인재로 길러내는 것이 목표”라며, “선생님과 현장의 의견에 따라 언제든지 유연하게 프로그램을 조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 커뮤니티 교육의 성공 사례
이날 현장에서 소개된 성공 사례는 커뮤니티 프로그램이 학생들에게 실질적인 변화를 가져왔음을 보여준다.
어려운 경제사정으로 급식 등 재정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농구에 재능을 보여 결국 독일 프로팀에 입단한 학생이 보내준 유니폼을 소개하는 벤 페어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 교장(오른쪽)과 발 디옹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 코디네이터(사진=경기도교육청)
발 디용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 코디네이터는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도 농구 재능을 살려 독일 프로팀에 입단한 학생 ▲교우관계 문제를 겪었지만 다양한 문화 존중 프로그램을 통해 반 리더로 성장한 학생 ▲언어 장벽을 극복하고 지역사회에 성공적으로 정착한 아프가니스탄 출신 학부모 등의 사례를 소개하며, 학교와 지역사회가 협력하면 학생들의 미래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캐나다 버나비시에 있는 바이른 크릭 커뮤니티 학교 중앙홀의 모습(사진=경기도교육청)
■ 경기도 교육에도 적용할 모델
임태희 교육감은 “이 학교 학생들의 70%가 영어가 모국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통해 지역과 학교에 적응할 수 있었다”며, “이는 경기도 다문화 교육 모델에도 참고할 만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이번 캐나다 방문을 통해 임 교육감이 정리한 교육격차 해소 공식은 ‘다양성 + 유연성 = 자율성’이다. 그는 “학생들이 처한 조건과 관계없이 공정한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다양성’, 현장 중심의 변화 가능성이 ‘유연성’, 그리고 학생 맞춤형 교육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 ‘자율성’”이라며, “학생 개개인의 필요에 맞춘 교육이 이루어지려면 결국 선생님과 현장을 믿고 맡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기도는 첨단도시부터 농산어촌까지 다양한 교육 환경을 가지고 있는 만큼, 학생 개개인이 필요한 역량을 갖추기 위해 어떤 체계를 만들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며, “그 해답은 현장에 있다”고 말했다.
임 교육감은 교육청이 직접 간섭하기보다는, 학교가 자율성을 바탕으로 교육격차를 해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핵심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노자의 도덕경 48장을 인용하며 “교육청이 해야 할 일은 일일이 간섭하기보다 비전을 제시하고, 학교가 막힘없이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라며, “현장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 교육청의 역할”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캐나다 방문을 통해 확인된 커뮤니티 기반 교육 모델이 경기도의 교육 정책에 어떤 방식으로 적용될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