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 탄소세 밴드 _ 팀워크로 빚어낸 강렬한 로큰롤

제 1회 매버릭 스테이지 TOP5 인터뷰

이현정 기자 승인 2024.08.21 20:09 | 최종 수정 2024.08.22 16:55 의견 0
(왼쪽부터) 윤정은(베이스), 홍민기(보컬), 박은형 (드럼), 이코코 (보컬) 김인배 (기타)

(뉴스영 이현정 기자)

탄소세는 갑근세연합 소속의 직장인 밴드로, 1998년에 창립된 직장인 음악 공동체인 갑근세연합의 일원이다. 이 밴드는 강렬한 로큰롤 사운드를 지향하며, 안정적인 리듬 파트와 노련한 기타 퍼포먼스로 주목받고 있다. 특히, 탄탄한 가창력의 남녀 보컬과 무대 장악력으로 음악적 매력을 한층 강화하고 있다. 뛰어난 팀워크와 멤버 간의 높은 만족도가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며, 짜릿한 에너지와 몰입감을 만들어낸다.

매버릭스테이지 TOP5에 선정된 '탄소세'밴드는 -김인배(기타) , 윤정은(베이스), 박은형(드럼), 홍민기(보컬), 이코코(보컬) - 로 이루어진 팀이다. 유독 팀워크가 좋은 그들의 밴드 이야기를 들어본다.

Q1. 팀을 결성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윤정은(베이스) : 저희 팀, 탄소세는 갑근세 밴드에서 활동하던 중 마음이 맞는 멤버들이 모여 결성한 팀입니다. 음악적 취향, 식성, 그리고 상식까지 비슷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큰 역할을 했죠. 개인적으로 갑근세 밴드에서 10년 넘게 활동했지만, 직접 팀을 결성한 것은 처음이라서 특히 애착이 큽니다.

홍민기(보컬) : 지인을 통해 갑근세의 멤버들을 알게 되었고, 우연히 함께 락 페스티벌에 가게 되었습니다. 성격이 아주 잘 맞아서 이분들과 팀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 와중에 팀을 제안받았고, 1초의 망설임도 없이 합류하게 되었습니다.

김인배(기타) : 저는 기존 기타리스트의 공석으로 들어온 경우입니다. 잘 하고 있는지 모르겠네요. (웃음)

Q2. 음악을 통해 가장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메시지를 담은 곡 (커버 포함)이 있다면 어떤 곡인가요?

김인배(기타): 저는 2000년부터 2003년까지 대구 하드코어 인디 밴드 '크레모어'에서 활동했습니다. 그 시절, EP 작업을 통해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노래했었어요. 일본의 식민지 시절 학살이나 전두환 군부의 억압에 대한 저항 정신을 담았죠.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 정치적 권력에 대한 비판과 투쟁의 의미을 노래하는 RATM의 'Know Your Enemy' 커버를 즐기고 있습니다.

홍민기(보컬): 특별히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는 없습니다. 다만, 예전에 방구석에서 음악에 대한 갈망만 가지고 꿈꾸던 제 모습을 떠올리면, 지금처럼 현실에서 재미있게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처럼 내성적인 사람들이 음지에서 나와서 함께 음악을 즐기고 활동하는 모습을 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Q3. 첫 곡을 발표했을 때의 기분을 한 단어로 표현한다면?

김인배(기타): ‘Burn out’

Q4. 현재 직장과 음악 활동을 병행하면서 느끼는 가장 큰 스트레스는 무엇인가요?

윤정은(베이스): 시간을 쪼개서 써야 할 때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 같습니다. 공연을 앞두고 많은 시간을 연습에 투자하고 싶지만, 직장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야 할 때 답답함을 느끼죠. 다만, 이런 상황은 가끔이고 대부분은 음악 활동을 통해 직장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어서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Q5. 음악 활동을 하면서 겪었던 가장 큰 실패나 좌절은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극복했나요? 혹은 진행 중인가요?

박은형(드럼): 밴드생활에서 언제나 가장 큰 좌절은 안 맞는 멤버와의 갈등입니다. 방법이 없습니다. 유일한 해결방법인 탈퇴로 극복했습니다. 지금은 아주 행복합니다

김인배(기타) : 대학교 졸업 당시 진로의 갈림길에 서 있었던 경험이 있습니다. 프로 밴드에서 제의가 왔었는데, 앞으로 펼쳐질 인생을 상상해보니 그 길이 멋져 보이지 않았던거죠. 그래서 대학원에 진학하고 직장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우리나라에서 음악을 가장 행복하게 하는 방법은 직밴을 하는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Q6. 밴드활동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나 에피소드가 있다면 공유해 주세요. 그 순간이 특별했던 이유가 있나요?

김인배(기타): 얼마전 있었던 ‘Dead Rock Working FEST’가 너무 재미 있었구요. 이제까지의 모든 경험 중에는 2001년 제3회 ‘동두천 락 페스티벌’ 오프닝으로 참여했을 때입니다. 이때 폭우로 많은 밴드들이 공연이 취소되거나 했었습니다. 왜냐면 헤드라이너 ‘메가데스’의 시간을 맞춰줘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오프닝 때는 다행히 비가 오지 않아서 우리(크레모어)는 공연을 할 수 있었어요. 데이브 머스테인에게 공연 중에 욕도 먹고 피크도 받았어요

윤정은(베이스): 탄소세 멤버들과 처음했던 외부 공연이 기억에 남아요. 오랜만의 스탠딩 공연이라 정말 신났답니다. 더불어 이번 메버릭 스테이지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공연이 되길 무척 기대하고 있습니다.

Q7. 음악 외에 팀의 유대감을 강화하기 위한 특별한 팀 빌딩 방법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김인배(기타): 직밴 뿐만 아니라 모든 밴드에게 해당되는 걸 텐데요. 저는 음악보다 팀웍이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신입 멤버를 뽑을 때도 오랜 수습기간을 가져요. 우리와 잘 어울릴 수 있는지 지내보는 거죠.

박은형(드럼) : 뮤지션의 공연을 보러간다거나 좋아하는 활동들을 함께 즐기는 게 큰 것 같습니다 . 저희 팀 같은 경우는 먹는 것을 아주 좋아하는데요, 김치삼겹살과 순대국, 돼지머리 수육을 함께 수시로 먹으며 유대감을 강화합니다.

윤정은(베이스) : 저희는 소위 ‘앞풀이’로 팀웍이 다져진 팀이죠. 합주 전 만나서 저녁을 먹으면서 한 주간 밀린 이야기도 나눕니다. 갑근세 밴드의 연습장소는 다과와 함께 합주하기에 최적화된 공간이어서, 연습 중에도 틈틈이 목을 축이고, 연습 후에는 다양한 음악을 듣고 선곡을 하며 수다를 떠는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Q8. 앞으로의 음악적 목표나 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그리고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현재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김인배(기타): 최장수 직밴 음악인이 되고 싶습니다. 그래서 은퇴 후에 몰디브에 가서 블루스 밴드 기타리스트로 팁 받고 살고 싶어요.

윤정은(베이스) : 지금처럼 계속 즐겁게 음악 활동을 하면서, 메버릭 스테이지와 같은 재미있는 공연에도 계속 초대받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자작곡을 만들고, 궁극적으로는 락페에서 공연하는 것이 꿈입니다.

Q9. 직장인 (인디) 밴드 활동에서 가장 아쉬운 점이나 지원이 필요한 요소는 무엇인가요?

박은형(드럼): 최근 10년 정도는 직장인 혹은 인디밴드의 활동이 굉장히 줄어들었다고 체감합니다. 경제나 사회적 흐름도 영향이 있겠지만 활동무대가 부족한 것이 직접적 원인인 것 같습니다. 코로나 이후 공연문화가 전반적으로 다시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여전히 경제적 부담으로 공연활동을 쉬고 있는 기획사나 밴드들이 많습니다. 밴드가 유행했던 시대는 민간사업만으로 활성화가 되었을 때도 있었지만 현재는 지자체의 행사기획이나 프로그램 등의 적시적 지원이 필요한 순간이라 생각됩니다. 공연문화 발전으로 개인의 관심 및 참여도가 높아진다면 문화교류와 시민간의 소통 등 성숙한 여가활동이 사회에 환류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김인배(기타) : 우리 돈을 모아서 장소 대관해야 하고, 홍보도 해야하고, 연습도 해야하고... 1부터 10까지 우리가 다 해야 한다는 점이 힘들어요. 직밴을 위한 지원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면에서 메버릭 스테이지 행사의 취지는 최고라고 생각합니다.

윤정은(베이스): 예전에는 ‘음악 페스티벌’ 하면 당연히 "락" 페스티벌이 가장 먼저 떠올랐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진짜 락” 페스티벌은 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부드러운 사운드를 하는 팀들은 버스킹이나 야외무대 등 다양한 활동할 기회가 있지만, 저희처럼 강한 락 음악을 하는 팀은 설 무대가 적어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이번 매버릭 스테이지처럼 다양한 직장인 밴드들에게 기회를 주는 기획 공연이 더 많아지기를 바랍니다. 이 자리를 빌어 다시 한 번 감사드립니다.

사진출처: @carbon_tax_


Q10. 가정형 질문입니다. 내가 세계적인 아티스트가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요?

김인배(기타): 옆 대기실에 있는 METALLICA와 컵차기를 하고 싶습니다. 맥주 내기로..

Q11. 나의 음악이 한 영화의 주제가 된다면, 어떤 영화와 어울릴 것 같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김인배(기타): '위플래쉬’와 어울리는 면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직장인 밴드를 한다는 것은, 마치 영화 속의 선생님처럼 나를 억누르는 업무 스트레스 속에서도 몸과 마음이 힘들어도, 만신창이가 된 몸을 이끌고 힘을 내어 음악을 하며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주는 주인공이 되는 것 같아요.

Q12. 음악을 통해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면,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고, 그 메시지를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요?

윤정은(베이스): RATM이나 U2와 같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는 밴드들을 좋아하고 동경합니다. 저도 그런 활동에 동참하고 싶어요. 몇 년 전 U2의 내한 공연에서 음악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이 얼마나 멋진 일인지 실감했죠. 사회적 부조리와 관련된 가사를 쓰고, 공연할 때 영상을 함께 트는 것도 좋은 전달 방법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김인배(기타) : 20대부터 '살아남기 위해'라는 메시지가 제 음악의 중심이었습니다. 지금도 여전히 그렇습니다. 삶에서, 경쟁에서, 프로파간다에서, 그리고 외로움 속에서 말이죠. 그래서 가사에 이런 메시지를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저작권자 ⓒ 뉴스영,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