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물도요새가 화성습지를 비행하고 있다./사진=범대위
(뉴스영 이현정 기자) 서울행정법원이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을 취소하라는 판결을 내리자, 화성시민단체들이 일제히 환영하며 “수원군공항 화성이전과 경기국제공항 건설 역시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태계를 무시한 무모한 공항 건설 논리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11일 서울행정법원 행정7부는 국민소송인단 1,300여 명이 제기한 새만금국제공항 기본계획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갯벌과 천연기념물 서식지 등에 미치는 영향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고, 조류 충돌 위험성도 축소·누락됐다”고 지적했다.
화성시민사회는 곧바로 반응했다. 수원전투비행장 화성이전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 이상환 상임위원장은 “새만금 판결은 무분별한 공항 건설에 경종을 울린 것”이라며 “화옹지구는 새만금 못지않은 전국 최대 철새도래지로, 멸종위기종 35종이 서식하는 곳이다. 공항 입지로 거론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직격했다.
이상환 위원장이 1인시위를 벌이는 모습/사진=범대위
이 상임위원장은 이어 “수원시는 낙후 지역개발과 수익창출만을 내세우며 화성에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 이것이야말로 극단적 지역이기주의”라며 “국방부와 경기도는 화옹지구를 후보지로 지정한 과오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하게 요구했다.
경기·화성·수원지역 100여 개 종교·시민단체가 참여하는 ‘수원군공항 폐쇄를 위한 생명·평화회의’도 공동 입장문을 내고 “화옹지구 공항 건설 발상은 생명과 생태를 동시에 위협하는 무모한 정책”이라며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전사업과 신공항 건설을 당장 백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범대위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권 일각에서 수원군공항 화성이전 카드를 다시 꺼내드는 움직임에도 날 선 경고를 보냈다. 이 상임위원장은 “정치적 계산으로 화성이전을 기정사실화하려 든다면 시민사회는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끝까지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