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교산 입구 황톳길이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 앞에 선보였다./사진=김교민 기자


(뉴스영 이현정 기자) 수원 광교산 입구 황톳길이 ‘방치 논란’ 이후 열흘 만에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 앞에 섰다.

“이제야 황톳길답다”는 반응이 쏟아지는 가운데, 이번 대응이 보여준 행정의 속도감은 분명 긍정적이다. 그러나 시민 체감 행정이란, 한 번의 복토 작업으로 끝나지 않는다. ‘꾸준한 관리’가 없다면 또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은 시간문제다.

광교산 황톳길은 지난해 개장 이후, 황토 부족과 딱딱한 노면, 관리 소홀로 사실상 ‘흙먼지길’에 가까웠다. 언론 보도 이후, 수원시는 빠르게 복토 작업과 노면 정비를 단행했고, 세족장과 연결 동선까지 정비했다.

26일 오전 현장을 찾은 시민들의 평가는 확연히 달라졌다.

“발바닥이 폭신하다”, “걸을 맛이 난다”는 반응과 함께, 실제로 맨발로 걷는 시민들이 늘어났다. 더불어 일부 시민들은 스스로 나뭇가지를 치우고, 쓰레기를 줍는 등 공간에 대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번 황톳길 정비는 ‘시민 불만 → 현장 대응 → 체감 변화’라는 기본적인 행정의 선순환 구조를 보여줬다. 그간 ‘일회성 조성 후 방치’라는 지적을 받던 도시형 기반시설 문제에서, 이번만큼은 행정이 빠르게 움직인 셈이다.

하지만 일회성 복토로 만족할 수는 없다. 황토는 지속적으로 마르고 굳기 마련이며, 계절에 따라 관리 방식도 달라져야 한다. 실제로 성남 위례근린공원 황톳길은 주기적인 수분 유지와 황토 보충, 시민 의견을 반영한 설비 개선으로 2년 가까이 ‘꾸준한 명소’를 유지하고 있다.

광교산 입구 황톳길이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 앞에 선보였다./사진=김교민 기자


광교산 황톳길이 이번 정비를 계기로 ‘걷고 싶은 길’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속 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단기 대응은 훌륭했지만, ‘다음 여름에도 황톳길이 그대로일까’에 대한 시민의 신뢰는 아직 쌓여가는 단계다.

수원시 관계자는 “황토 수분 유지와 품질 관리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시민 의견을 반영한 유지보수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광교산 황톳길은 단순한 시설물이 아니다. 시민이 직접 몸으로 느끼는 공간이며, 행정의 의지와 품격이 그대로 드러나는 장소다. 이번 변화를 단순한 해프닝으로 끝내지 않기 위해, 수원시의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