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교훈 물류협회장이 화홍지구에 군공항 설치 반대 입장을 설명하고 있다./사진=Btv 유튜브 화면 캡쳐
(뉴스영 이현정 기자) “일본이 40년간 망가진 가장 큰 이유 중 하나가 바로 공항과 항만의 무분별한 개발이었다. 우리나라도 똑같은 길을 가고 있다”
구교훈 한국물류협회장이 최근 전국신공항 철회 서명운동에 나서며 밝힌 말이다. 그는 신공항 건설이 지방 경제를 살리기는커녕 재정 파탄을 불러올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다.
특히 간사이 국제공항 사례를 언급하며 “건설 당시 세계적 주목을 받았던 간사이 공항은 지금 매년 지반 침하로 유지가 불가능한 수준까지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와 달리 인천공항은 세계적인 물류 허브로, 기술적으로도 가장 안정된 공항 중 하나이다. 이미 완성된 물류 중심지 인천공항을 두고 또 다른 공항을 짓는다는 건 비효율 그 자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교훈 회장에 따르면 실제로 우리나라에는 현재 15개 공항이 운영 중이며, 이 중 11개가 적자 상태다. 연간 1,400억 원 이상이 국민 세금으로 투입되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는 가덕도, 새만금, 제주 제2공항, 경기국제공항 등 10곳 이상의 신공항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들 공항의 건설비만 40조 원이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고 주장했다.
구 회장은 그중에서도 무안국제공항, 양양국제공항, 새만금신공항을 가장 문제 심각한 사례로 꼽았다. “수요 검증도 없이 건설된 공항들이 지역 발전에 기여하기는커녕, 수년째 예산만 축내고 있다. 이제는 멈춰야 할 때”라고 말했다.
특히 가덕도와 제주 제2공항은 단순한 수요 부족을 넘어서, 해양 생태계 파괴와 건설 안전성 문제까지 지적되고 있다. 그는 “가덕도와 제주 제2공항은 공사 공정 자체가 쉽지 않다. 해양 매립 지반이 불안정해, 간사이 공항처럼 건설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나중에 유지·보수에 들어갈 비용은 지금의 수치를 훌쩍 넘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 회장은 일본의 사례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일본은 지난 수십 년간 56개 수퍼 항만과 대규모 공항을 무리하게 건설했다가 수요 부족으로 지방정부 재정이 무너지고, 국가경제까지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지금 우리나라가 하는 컨테이너 항만 선석 개발, 공항 개발이 바로 그 실패를 그대로 베끼는 것”이라며 “정치인 표심과 토건자본의 이익을 위해 혈세와 생태계를 희생하는 어리석음을 반복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한편 현재 전국신공항백지화연대와 함께 진행 중인 신공항 철회 서명운동은 오는 5월 25일까지 계속된다.
이 연대는 “신공항 개발은 기후 위기 대응과도 정면으로 충돌한다”며 “단거리 비행기를 줄이고 철도를 활성화하는 것이 세계적 추세인데, 한국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주장한다.
구 회장은 마지막으로 “국민의 안전과 미래 세대의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서라도, 지금 신공항 건설은 반드시 재검토되어야 한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