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희 소장
승인
2023.02.27 16:19 | 최종 수정 2023.02.27 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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엊그제는 용인 5일장 이었다. 매 5일 10일인 용인 5일장을 몇 년만에 옛날의 추억을 그리며 지인들과 함께 했다. 어려서는 김량장이라고 불렀는데 어느새 용인 5일장으로 바뀌었다. 어려서 부모님의 손을 잡고 갔던 장터는 옷이나 신발 잡화등과 입구부터 시끌 시끌한 좀약 장사와 장날의 분위기를 잡아주는 엿장사의 가윗 소리 그리고 농사에 필요한 농기구와 묘종을 위한 씨앗과 묘목에서 강아지, 병아리등 없는게 없는 만물상 같았던 옛날의 추억을 되새기며 찾은 5일장의 풍경은 생각했던 옛 모습과는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참 구경을 하다가 배가 고프면 쭈욱 늘어선 행상들의 국밥집에서 토렴을 해서 말아 주는 장국밥이 당시에는 최고의 음식이었던 것 같았는데 길거리에 늘어선 행상 국밥집은 찾기 조차 힘들었다. 1km 이상 이어지는 장터에는 옛날 모습과는 사뭇 다르지만 봄나물, 한과자, 과일등 필자의 양손에는 어느덧 검은 봉다리 여러개가 쥐어지고, 옛 생각을 하면서 국밥집을 찾아가다 보니 어느새 중앙 시장 순대타운까지 와서 순대국밥 한그릇에 옛날 맛을 기대 하였지만 옛 맛은 아니어도 오랜만에 먹는 순대국밥의 맛은 일품 이었다.
지역이 개발되면서 우후죽순처럼 들어서는 쇼핑센터, 젊은 세대들은 오프라인 쇼핑에서 온라인 쇼핑 문화로 환경의 변화 때문에 어쩔 수 없이 5일장의 추억은 점점 사라 질 수밖에 없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이블 TV 틀면 절반 가까이가 홈쇼핑 채널에 휴대폰만 켜면 쿠팡이다 11번가다 네이버 쇼핑이다. 홈쇼핑 채널들이 홍수를 이루고 있는데 젊은 친구들이 굳이 무거운 것 들고 주차하기도 불편한 5일장을 찾을 이유가 없을 것 같은 생각도 들었다. 3-4분이면 필요한 물건을 홈쇼핑이나 포털사이트에서 구매 할 수 있는데 5일을 기다렸다가 장날에 맞추어서 장을 보러 올 젊은 사람들이 점점 줄어 드는 것은 당연한 변화 일 수도 있겠다. 그래서 그런지 5일 장터에서 파는 물건들도 이제는 많이 바뀌어 가는 것 같다. 잡화나 옷이나 신발등에서 홈쇼핑이나 대형 쇼핑센터에서 구매 할 수 없는 봄나물이나 과일, 한과, 꽈베기, 옥수수등 먹거리 위주의 장터로 바뀌어 가고 있다.
예전에는 장날이 시골 사람들 문화의 모든 것이었다. 5일에 한번 열리는 시골 장날은 시장 입구부터 시끌벅적하게 분위기를 잡아 주는 엿장사의 소리로 시작하여 중간에는 좀약 장사의 차력쇼등 볼거리를 제공하면서 구경꾼들한테 웃음을 주고 필요한 물건을 구해 주기도 하고 지금처럼 교통이나 통신이 발달되기전의 5일장은 이웃 동네의 경조사를 전달하는 매개체의 역할을 톡톡히 했으며, 이웃 동네의 어른들과 농사나 새로운 농산물의 정보 공유과 교류 화합의 장소이기도 하였다. 가끔은 술취한 어른들의 말싸움이나 큰 소리는 시장을 찾는 사람들의 인상을 찌푸리게도 하였지만 그래도 누구나 다 5일장을 기다리면서 금년의 농사를 기획하고 식구들의 생일이나 설빔등의 선물도 모두 5일장에서 장만을 하고 차례 음식 준비도 대목이라는 명목으로 전통 5일장에서 해결을 하였다. 5일장이 문화의 모든 것이 아니라 어쩌면 생활의 모든 것 이었던 것 같다.
그러나 이제 점점 변화해져 가고 사라져 가는 5일장의 풍경을 보면서 이제 5일장도 우리 세대까지만 가질 수 있는 마지막추억 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교통 및 통신의 발달, 유통업계의 변화, 쇼핑 문화의 환경 변화로 이제는 점점 사라져 가는 5일장은 우리 선조들이 수백년을 넘게 지켜온 전통 문화이다. 한때는 생활의 장이었던 전통 5일장을 추억으로만 간직하지 않도록 우리 모두가 우리의 전통 문화를 보존 할 책임이 있지는 않나? 하고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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