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매장 내 전경


(뉴스영 김동윤 기자) 최근 홈플러스가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신용 위험이 커지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특히 사모펀드(PEF)가 투자한 기업들을 중심으로 신용등급 하향 및 감시대상 편입이 잇따르면서, '제2의 홈플러스'가 나타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는 추세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3대 신용평가사(나이스신용평가·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는 롯데렌탈, 롯데오토리스, SK스페셜티, 고려아연 등 8곳을 신용등급 하향 검토 감시대상에 올렸다. 이 중 롯데렌탈은 글로벌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의 인수를 앞두고 있으며, 롯데오토리스는 롯데렌탈의 자회사다. SK스페셜티 역시 한앤컴퍼니가 인수할 예정이다. 고려아연은 영풍·MBK파트너스 연합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홈플러스 재건보다는 투자금 회수에 집중하여 결국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되었다는 비판이 거세다. 이로 인해 PEF가 인수한 기업들의 투자 방식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신용등급 하향 위험 기업 8곳 중 절반인 4곳이 PEF의 투자와 관련되어 있다는 점은 이러한 우려를 더욱 심화시킨다.

홈플러스의 법정관리는 MBK파트너스의 과도한 차입 경영과 투자금 회수 전략이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 MBK파트너스는 홈플러스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대규모 차입금을 활용했고, 이후 자산 매각 및 배당 등으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데 집중했다. 이러한 과정에서 홈플러스의 재무 건전성이 악화되었고, 결국 경영난을 겪으며 법정관리에 이르게 되었다.

전문가들은 PEF의 투자 방식이 기업의 장기적인 성장보다는 단기적인 수익성에 초점을 맞추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한다. 특히, 저금리 시대에 대규모 차입을 통해 기업을 인수한 PEF들은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가 겹치면서 재무적 부담이 더욱 커질 수 있다. 내년부터 PEF 펀드들의 만기가 대거 도래하면서, PEF 투자 기업들의 경영 환경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PEF의 투자가 반드시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의견도 있다. PEF가 투자 기업의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기여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PEF가 투자 기업의 장기적인 가치를 고려하고, 지속 가능한 성장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다.

'제2의 홈플러스'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PEF의 투자 행태에 대한 면밀한 감시와 함께, 기업들의 자체적인 위기 관리 능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정부와 금융당국은 PEF 시장의 투명성을 높이고, 투자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