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유문종의 한마디'신상털기는 이제 그만'

김영식 승인 2020.02.17 16:18 의견 0

유문종 소장 <수원2049 시민연구소>

 

▲ 유문종이 전하는 수원이야기 이미지     ©

 

이런 거 좀 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니 아부지 뭐하노?” 아버지 직업을 물어 어쩌자는 건가?

 
차를 운전하다 시비가 붙어 서로 싸우다가 결국 ‘너 몇 살이야?’라고 언성을 높이며 싸움이 끝난다고 하지만, 신상털기는 어지간해서 자제했으면 한다.

 
역사를 부정하자는 건 아니다. 각 사람이 살아온 길이 곧 미래를 짐작하는 분명한 징표라는 생각도 갖고 있다. 그래서 하루하루를 열심히 생활하고 있다.

 
그러나 가장 나쁜 경력을 찾아내, 그 한 줄 경력으로 모든 것을 예단해 버리는 일은 위험하다. 22년 전 경력에만 주목하고, 다른 활동을 모두 무시하는 이런 신상털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한다.

 
사회를 혁신하여 변화를 갈망하는 더불어민주당원이라면, 오늘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해, 사람의 변화를 믿는 진보적 시민이라면 고정된 관념을 갖고 신상을 퍼 나르는 신상털이는 그만하자.

 
신상털기는 마녀사냥처럼 사람들의 생각을 한쪽으로만 강요하게 만든다.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민주사회에서 비판적 글을 쓴 사람에 대한 이런 대응은 위험하다. 만인의 의견이 만개의 꽃으로 피어나는 사회를 원한다면 비판적 글을 쓴 필자에 대한 신상털기는 사라져야 한다.

 
어두운 겨울공화국으로 되돌아가길 원하지 않는다면 임미리 교수에 대한 신상은 더 이상 거론하지 말자.


임교수 칼럼에 문제가 있다면 그 문제를 지적하고 비판하면 될 일이다. 글에 대한 비판을 할 자신이 없으면 그냥 지켜보면 된다.

 
신상털기에 동참하지 않으면 뒤처진다는 강박도 가질 필요가 없다. 민주당을 사랑하는 열정으로 한 사람의 신상을 여기저기 퍼 나른다고 하지 말자. 잘못된 열정이 화로 돌아온다.

 
그렇게 올라온 신상을 보며 ‘그럼 그렇지. 그럴 거야’하며 동조하지도 말자. 민주시민이라면, 인권을 한 번쯤이라도 이야기해 본 사람이라면 임교수의 신상을 공개하며 옮기지 말자.

 
민주당이 이번 총선에서 이기기를 바란다면 더더욱 자중하자.

 
선거는 집토끼를 잘 챙기고, 들로 나가 자유롭게 활동하는 중간 토끼를 더 많이 확보해야 이긴다.

 
이런 신상털기와 무차별 퍼 나르기는 집토끼에게는 환영받을지는 몰라도, 민주당의 지지를 확대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심각한 문제가 된다.

 
민주당을 지지하고 있더라도 이런 일을 보면서 상식을 가진 시민이라면 민주당을 떠날 것이다. 작은 비판도 수용하지 못하는 정당이라는 인식이 심어진다면 다시 그들의 마음을 돌려세우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민주당원으로 부끄럽고, 임교수에게 미안하다. 코로나19도 이번 임교수 칼럼 사태도 빨리 사라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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