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기사] '의정부 8경' 내가 뽑는다! ① ...'후보지 14곳' 소개

- 11월 말까지 시청, 도서관 등에서 인기투표…'의정부 8경' 최종 선정

뉴스영 변영숙 기자 승인 2024.10.18 02:12 | 최종 수정 2024.10.18 09:15 의견 0
의정부시는 문화유산과 관광명소 등 14곳을 추려 시민투표를 통해 최종 8곳을 선정해 '의정부8경'으로 지정한다. 의정부 망월사 전경 /사진= 변영숙 기자


(의정부=뉴스영 변영숙 기자) 의정부시는 1963년 시 승격 이후 처음으로 관광명소 ‘의정부 8경(景)’을 선정한다. 의정부시는 인근 타지자체에 비해 내세울 만한 문화재나 관광 명소가 적다. 이에 의정부시는 역사 문화유산지, 전통 사찰 등 문화적 가치를 지닌 관광지 8곳을 선정해 ‘의정부 8경’으로 지정하고, ‘관광도시 의정부시’ 홍보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시는 5월부터 시민과 8경 후보지 심의위원회의 추천을 통해 1차로 후보지 24곳을 선정했으며 2차 검토를 통해 14개 후보지를 선정했다. 현재 14개 후보지를 두고 최종 선정을 위한 시민 투표가 의정부 시청과 도서관 등에서 진행 중이다. ‘의정부 8경’ 최종 선정은 11월에 결정된다.

14개 후보지는 △망월사 △회룡사 △미술도서관 △서계 박세당 사랑채 △송산사지 △수락산 도정봉 △음악도서관 △의정부2동 성당 △의정부경전철 △의정부예술의전당 △의정부제일시장 △의정부컬링경기장 △자일산림욕장 △캠프 레드클라우드(CRC) 등이다.

14개 최종 후보지들을 2곳씩 묶어 소개한다.

① 도봉산 망월사… '경주 월성'을 향한 애틋한 마음

의정부 망월사 낙가보전에 서면 의정부시 일대가 한눈에 내려다보인다./사진=변영숙 기자


도봉산 망월사는 639년(신라 선덕여왕 8)에 원효대사가 창건했다. 의정부에서 가장 오래된 사찰이다.

망월사에 가려면 제법 다리품을 팔아야 한다. 1호선 전철역 망월사역에서 하차해 원도봉탐방지원센터 앞에서 약 1시간 정도 등산로를 따라 이동한다. 쌍용사, 원각사, 원효사 등 도봉산의 사찰들과 폭포, 거북 바위 등 기암절벽을 수시로 만날 수 있다. 등산 중반부터는 오르막길이 계속 이어진다. 출발 전에 단단히 마음을 먹는 것이 좋다.

어둡고 힘든 고뇌의 터널을 지나 섬광처럼 번뜩이는 득도의 순간을 맞이하듯 오르막길이 끝나고 망월사가 모습을 드러낸다. 커다란 마당바위를 지붕 삼은 약수터에서 먹는 약수 한 바가지는 이 세상 최고의 감로수이다.

의정부 망월사 전경/사진=변영숙 기자


잠시 숨을 고르고 망월사를 둘러본다. 무엇보다 망월사의 배치가 놀랍다.

영주 부석사처럼 깎아지른 듯한 산허리 땅을 다져 전각을 올리고, 또 땅을 평평하게 일궈 전각을 차례차례 올렸다. 오직 부처님을 향한 불심이 없다면 이 높고 가파른 땅에 부처님의 집을 짓지는 못했으리라.

‘망월사’이름에 대한 다양한 설이 있다. 망월사 동편에 토끼 모양의 바위가 남쪽의 달 모양의 봉우리 ‘월봉’을 바라보는 형상이라 해서 망월사라 하기도 하고, 경주 월성을 바라보며 신라 왕실의 안녕을 기원했다하여 붙여진 이름이라고도 한다.

신라의 마지막 왕인 경순왕의 태자가 나라가 망한 뒤 이곳에 머물렀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이래저래 신라 왕실과 인연이 깊은 절이다.

망월사로 향하는 동안 도봉산의 거북바위 등 기암절벽과 폭포 등 절경을 만날 수 있다. /사진= 변영숙 기자

낙가보전에 올라서면 의정부 호원동 일대가 한눈에 들어온다. 조선 초에 세워진 혜거국사부도와 조선 후기 작품인 천봉당태흘탑 등 경기도 지정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다.

망월사는 선승들이 많이 찾는 선불교의 참선 도량으로도 유명하다.

② 사패산 회룡사…태조 이성계가 머물며 창업성취기원

의정부 사패산 회룡사/사진=변영숙 기자


의정부 사패산 중턱에 위치한 회룡사는 681년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법성사’라 이름 지었다. 일설에 따르면 1384년 무학대사가 증축하고 이성계와 함께 3년 동안 창업 성취를 위한 기도를 하고 왕위에 오른 후 회룡사라 부르기 시작했다.

회룡사 오층석탑에느니 의상의 사리 1과가 봉안되어 있다. /사진 =변영숙 기자

한국 전쟁 때 전소되어 1954년 비구니 도준 스님이 새로 지었으며 여러 차례의 중창불사를 통해 현재의 모습을 갖추었다. 회룡사에는 신중탱화와 오층석탑, 대형 석조 등 문화재가 다수 있다. 오층석탑에는 의상의 사리 1과가 봉안되어 있다. 신중탱화는 1883년 수락산 흥국사에서 만든 것이다.

의정부 회룡사/사진=변영숙 기자
사패산 회룡사에 코스모스가 곱게 피어 있다./사진=변영숙 기자


회룡사는 비구니 사찰이다. 경내 곳곳에서 여성의 부드럽고 섬세한 손길이 느껴진다. 부처님을 모시는 비구니 스님들의 마음이 꽃으로 피어나는 듯 봄, 여름 소담스러운 꽃을 만날 수 있다. 가을에는 황금빛 은행나무가 눈부신 곳이다. 사패산 단풍이 무르익는 10월 말 찾으면 한 폭의 동양화 같은 풍경을 만날 수 있다.

회룡사 북쪽에 위치한 석굴암 /사진=변영숙 기자


회룡사 북쪽 계곡에는 ‘석굴암’이라는 작은 암자가 있다. 김구 선생이 상해로 망명하기 전 잠시 피신해 있던 은신처이다. 당시 언론인들이 김구 선생의 글자로 새긴 암각화가 남아 있다.

망월사와 회룡사 모두 의정부시 가을 단풍 명소이기도 하다. 10월 말 11월 초 원도봉산의 수려한 단풍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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