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유해 발굴 나선다

김영식 기자 승인 2024.02.13 23:02 의견 0
김동연 지사가 선감학원 희생자에 대한 유해가 매장 된 곳으로 추정되는 안산 현장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스영 김영식 기자) 경기도가 국가를 대신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에 대한 유해발굴을 추진한다.

경기도는 9억 원의 예비비를 긴급 편성해 3월부터 약 1년 5개월간 유해발굴을 위해 발굴, 조사, 감식, 봉안 등의 절차를 진행한다고 13일 밝혔다.

발굴 대상지역은 114기의 선감학원 희생자 유해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되는 안산시 선감동 산37-1번지 총면적 2천400㎡의 묘역이다.

앞서 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과거사위)는 2022년 10월 선감학원 사건을 ‘공권력에 의한 아동인권침해’로 결론 내리고, 선감학원 운영 주체인 경기도와 위법적 부랑아 정책을 시행한 국가를 대상으로 선감학원 사건 피해자에 대한 지원 대책 마련, 희생자 유해발굴 등을 권고한 바 있다.

과거사위는 당시 김동연 경기도지사와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선감학원의 핵심적인 주체인 국가가 유해발굴을 비롯한 진실규명을 주도하고 경기도는 협조하는 역할임을 분명히 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 주관 유해발굴 사업 예산이 지난해 말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는 등 국가 주도의 유해발굴이 어렵게 됐고, 경기도가 유해발굴 직접 추진을 전격 결정했다.

선감학원 사건은 국가정책에 따라 일제강점기인 1942년부터 1982년까지 부랑아 교화라는 명분 아래 4천700여 명의 소년들에게 강제노역, 구타, 가혹행위, 암매장 등 인권을 유린한 사건이다.

앞서 과거사위는 2022년 9월과 2023년 10월 두 차례에 걸쳐 해당 묘역의 일부 분묘를 시굴해 희생자 유해로 추정되는 치아 278점과 고리, 단추 등 유품 33점을 발굴한 바 있다.

마순흥 인권담당관은 “40년 이상 장기간 묘역 방치로 인한 유해멸실 우려 등 신속한 발굴이 절실하다”면서 “이번 발굴을 통해 선감학원 사건 희생자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실추된 명예를 회복시켜 드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는 올해 선감학원 사건 피해지원 대책으로 피해자지원금과 의료지원을 포함해 선감학원 옛터 보존․활용 연구, 추모비 설치, 추모문화제 지원, 희생자 유해발굴 등에 예비비 포함 총 22억 5천만 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자세한 내용은 경기도 인권담당관(031-8008-4755)을 통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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