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박사의 농산업Talk]①사소한 것이 큰 차이를, 디테일이 기업을 살린다
최윤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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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2 22:00 | 최종 수정 2023.04.12 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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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사업화를 추진하는 공공기관에서 근무하면서 초기에 기술이전업체 혹은 농식품업체 제품 전시회나 식품박람회 참가 시 제품을 보면서 소비자의 입장에서 살 물건이 있는 지 살펴보곤 했다. 지금 돌이켜보면 예전이 구입했던 제품이 기억도 나지 않은데 지금은 전시해둔 제품을 보고 견물생심이라고 지갑을 열지 심각하게 고민하게 된다.
정부나 지자체 등에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판로를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는 공공기관에서도 기술이전을 받고 정부지원 사업을 받아서 시제품을 만들면 온라인몰이나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것을 지원해주고 있다. 이때 제품 품평회를 하면 MD들의 평가 내용이 거의 비슷한 것 알 수 있다. 대표적인 것이 품평회에 나오는 이야기가 ‘가격 인하’와 ‘정보와 세심함의 부족’이다. 내 옆에서 나와 같은 제품을 만드는 경쟁업체가 누구이며 소비자가 구입하는 제품의 가격은 어느 수준이고 경쟁업체는 어떻게 제품을 만들어 소비자의 관심을 끄는 지 공부하고 이를 분석해야 하는데 이 조차 누군가 해주어야 하는 경우가 많다.
대부분의 기업 대표나 업체 관계자에게 제품의 차별성이나 경쟁업체와 비교해달라고 물어보면 비슷한 답변을 한다. 차별성으로 프리미엄 제품을 위해서 국내산 재료를 사용했고 인증도 받았고 관련 기술에 대해서 특허도 보유하고 있다고. 그리고 경쟁업체로 대부분 해당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보이는 제품과 대기업을 예시로 제시한다. 우리가 흔히 홍삼으로 제품을 만들 때 경쟁업체로 정관장, KGC인삼공사를 예로 든다. 시장에 저가의 가격으로 유사한 제품이 이미 수백, 수천 개가 있고 소비자가 대표님의 제품을 선택해야 매출이 발생하는데 소비자는 뭘 보고 대표님의 제품을 선택하는 지 결정적인 한방이 무엇인 지 물어보면 제대로 답변을 못한다.
소비자로서 물건을 구입하기 위하여 네이버에서 검색을 하면 수 십 페이지에 걸쳐서 많은 제품이 검색된다. 여기서 몇 개를 선택해서 상세페이지 보면 사진도 유사하고 소개하는 내용도 유사하다. 식품의 경우 좋은 재료 사용하고 깨끗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생산하며 위해 물질은 없다는 인증, 여기서 기능성 성분을 제시하면 함량을 분석하는 자료, 심지어 요리하는 방법까지 보여주는 정보가 유사하다. 이런 정보 속에서 소비자의 눈길을 머물게 하는 그런 내용은 부족하다. 대부분의 소비자는 결정 장애를 가지게 된다.
또한 판로지원사업을 신청할 경우 제품에 대한 설명을 담은 신청서를 제출한다. 여기는 대부분 제조업체의 입장에서 자랑하고 싶은 말이 많이 나열되어 있다. 예를 들어 건강보조식품으로 스틱형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는 경우 제조업체 입장에서 가지고 있는 기술을 자랑하고 그 기술로 특정 기능 성분이 증가한다고 자랑한다. 그것을 강조하고자 특정 성분으로 이름을 만드는 경우가 있다. 그런데 그 성분은 전문가가 아니면 알기 어려운 이름이다. 소비자는 어려운 이름으로 인해 그 제품이 본인이 원하는 도라지, 오미자, 구기자 등 특용 작물이 원료로 사용했는 지 알 수가 없다. 이름이 어려우니 한번 듣고도 기억하기 어렵고 그 제품을 만드는 기업도 신생기업이라 이름도 기억 못하는데 포장박스가 특이하면 그 특징을 기억한다. 그렇다고 해도 온라인 검색에서도 수천 개씩 검색되어 나오는 제품을 일일이 모양을 봐야 하니 그것도 할 수 없다. 그러니 이미 소비자가 인지하고 있는 대기업의 제품을 찾게 된다. 차별성을 확보하는 방법은 제품의 차별성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름, 제품의 이름, 디자인도 차별성을 확보하는 방법에 해당된다. 특이하면 기억하게 되는 원리이다.
2편에서 계속...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최윤희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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