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조사 어디까지?

박세호 경영학 박사·수원화성걷기운동본부 회장

박세호 회장 승인 2023.03.07 16:51 의견 0

박세호 경영학 박사

통신 시장의 발달로 어찌 보면 현대인들은 문자나 카톡의 홍수 속에서 살아 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루에 두 번씩 나라 또는 자치단체에서 보내주는 재난 문자부터 시작해서 모임이나 약속, 휴대폰 판매나 대출 문자에서 열어보면 기분 좋아지는 좋은 글이나 스팸 문자에 경조사 문자까지 하루에 수십통씩 쏟아지는 문자 홍수 속에 살아가면서 가장 스트레스를 받는 것이 아마 경조사 문자 일 것이다. 다른 문자들은 무시하면 되는데 경조사 문자는 지출과 직결되어 있고 무조건 무시하면 추후의 비난등을 감수 해야 하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민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경조사비란 경사스러운 일을 축하 하는 축하금이나 금품, 흉사를 조문하는 부의금등을 말하며 소득세법상으로도 소득금액 계산에 필요경비로 인정을 받을 수도 있지만 경조사비를 받은 사람은 소득으로 별도로 신고를 안 해도 된다.

가까운 사람이나 일가 친척 친지등은 당연히 경조사에 경조사비도 내고 축하나 조문을 해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문제는 오다가다 명함 한 장 주고 받거나 수십년 동안 연락도 없다가 혼사를 앞두고 연락이 오거나 동창회 동문회 전우회 향우회등 소속된 모임에 생전에 나타나지 않다가 자식 혼사 몇 개월 앞두고 적극적으로 활동하다가 혼사 끝나고 나면 또 나타나지 않은 얌체족들 또는 모임이나 단체등에서 연락처 받아서 단체 경조사 문자등을 보내는 사람등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장례나 예식장 업자들이 새롭게 만들어낸 문화겠지만 경조사 문자를 보내면서 하단에 마음 전하는 곳이라고 하면서 서너개의 혼주나 상주들마다 각자 통장 번호를 적어서 보내는 문화 때문에 더욱더 극성맞아 보이기도 하지만 생각 없이 쉽게 문자들을 보내는 것 같다.

옛날 농경 사회에서는 두레라는 제도가 있었다. 농민들이 농번기에 농사 일을 공동으로 하기 위하여 부락이나 마을 단위로 만든 조직으로 특히 씨족 중심 사회에서 일가 친척들이 모여서 농사 일을 함께함으로 농사일의 효율성도 높이고 친인척간에 우애도 다지는 농경 사회 최고의 상부상조 제도로서 경조사도 두레에서 유래 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경제적 부담이나 고통을 덜어 주기 위하여 십시일반으로 축하금이나 부의금을 일가 친척 친지등이 일부라도 부담함으로 혼주나 상주와 경제적 공동체가 형성이 되고 일가 친척 친지들간의 단합된 모습등은 가문의 위력을 나타내기도 하였다. 이렇게 두레에서 시작한 상부상조 경조사는 시대가 변하면서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 때문에 안탑깝게 수익 창출을 위한 수단으로 변해 가고 있다는 것이다.

필자도 몇 차례 주례 경험이 있지만 주례사의 처음은 항상 혼주를 대신하여 바쁜신 와중에도 참석하여 주신 일가 친척 친지 여러분께 감사를 드립니다. 라고 하면서 시작을 한다. 장례는 계획된 경조사가 아니라서 당황스러운 입장에서 무문별하게 문자를 잘 못 보낼 수는 있지만 계획된 경사만큼은 사람을 구분해서 보내는 것도 요즘 시대의 에티켓 일 수 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세기의 결혼식이 아닌 다음에야 주례사의 기본처럼 일가 친척 친지 여러분만 조촐하게 모시는 소박한 혼례도 어찌보면 코로나 19로 이어지는 국민들의 경제적 고통을 분담하는 일이 될 수도 있다.

박세호 경영학 박사

수원 화성 걷기 운동 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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