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문서는 “김일성은 미국이 남조선을 위해 참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았고 스탈린과 마오쩌둥으로부터 무력통일에 통과를 받도록 간절히 노력했다”며 “김일성이 1950년 3~4월에 모스크바를 방문했을 때 스탈린은 조선인들의 계획을 최종적으로 승인했다”고 기록하고 있다.
(뉴스영 공경진 기자)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역사 강연이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더불어민주당과 야 5당(조국혁신당·진보당·사회민주당·기본소득당) 소속 의원들이 참여한 ‘윤석열 탄핵 국회의원 연대(윤탄연)’가 역사 강사 황현필 씨를 초청해 진행한 이 강연은 단순한 역사 교육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관심을 끈다.
2024년 대학수학능력시험 한국사 시험지
■ 20대 보수화의 원인은 역사 교육의 부재?
황 씨는 이날 강연에서 20대가 보수화된 이유로 역사 교육의 부재를 꼽았다. 수능 한국사가 절대평가로 전환되면서 학습 비중이 줄었고, 이에 따라 현대사 교육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나 20대의 정치적 성향 변화는 단순한 교육 문제가 아니라, 경제·사회적 요인과 깊이 연관되어 있다. 특히 부동산 가격 폭등, 일자리 부족, 젠더 갈등 등 문재인 정부 시기의 정책적 실패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다수다. 역사 교육이 20대 보수화의 핵심 원인이라는 주장은 이를 설명하기에 다소 부족하다.
또한, 한국사는 여전히 수능 필수 과목이며, 교과 과정에서 근현대사 비중도 상당하다. 역사 교육이 부족하다는 주장 자체는 교육계에서 논의될 수 있지만, 이를 특정 세대의 정치 성향과 직접 연결 짓는 것은 단순화된 해석일 수 있다.
■ 역사적 해석과 정치적 선동 사이
강연에서 황 씨는 "전국의 8000여 명 역사 교사 중 90%가 진보 성향"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객관적인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교육자의 정치적 성향이 다양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특정 방향으로 단정 짓는 것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과거 황 씨는 “6·25 전쟁은 미국이 연출·각본·시나리오를 쓴 전쟁”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하지만 6·25 전쟁은 북한이 소련과 중국의 지원을 받아 기습 남침한 사건이라는 점이 국제사회에서 공인된 역사적 사실이다.
이미 공개된 구소련 문서에서도 김일성이 스탈린과 협의해 전쟁을 계획했다는 점이 확인됐다. 이러한 역사적 맥락을 배제한 채, 특정한 시각만 강조하는 것은 균형 잡힌 역사 교육과는 거리가 있다.
이날 강연에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관련한 프락치설도 언급됐다. 그러나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학생운동 후 현대건설에 입사한 것이 프락치 활동과 관련 있다는 주장은 역사적 증거가 부족한 음모론에 가깝다. 역사적 사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할 수는 있지만, 근거가 불분명한 주장을 단정적으로 제시하는 것은 역사 연구와는 다른 문제다.
국회도서관 대강당
■ 국회에서 열린 강연의 의미는?
국회는 정책을 논의하고 국가 운영의 방향을 결정하는 공간이다. 역사 교육과 관련된 논의가 필요할 수 있지만, 특정한 역사 해석이 강조되거나 정치적 목적을 띤 강연이 열린다면 논란이 발생할 수밖에 없다.
역사 교육의 중요성에 대한 논의는 필요하다. 그러나 그것이 특정한 정치적 시각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활용될 때, 국민들에게 신뢰를 얻기는 어렵다. 지난 25일 국회에서 열린 강연이 단순한 역사 교육을 넘어 정치적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는 의구심이 나오는 이유다.
역사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정치적 목적을 띠고 활용될 때 그 본래의 가치가 왜곡될 위험이 있다. 특히 국회와 같은 공적 공간에서 역사 교육이 논의될 때는, 특정한 정치적 시각이 강조되는 것이 아니라 객관적이고 균형 잡힌 관점이 유지되어야 한다.
역사 교육은 미래 세대가 올바른 역사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 국회가 역사 논의를 다룰 때, 교육적 가치가 정치적 목적에 가려지지 않도록 더욱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