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뉴스영 공경진 기자) 안산시가, 민선 8기 핵심 정책으로 추진 중인 경기경제자유구역 지정이 가시화되고 있다.
안산시는 지난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안산 ASV지구’의 경제자유구역 추가 지정을 신청했으며, 올해 상반기 중 최종 발표가 예상된다. 안산시는 이를 통해 글로벌 연구개발(R&D)과 첨단로봇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안산시 상록구 안산사이언스밸리(ASV) 일원과 사동 89블록 일부를 포함한 1.66㎢ 규모의 개발 예정지는 공식 명칭 ‘경기 경제자유구역 안산 ASV지구’로 불린다. 시는 이곳을 글로벌 R&D 기반의 첨단로봇·제조 비즈니스 거점으로 조성해 동북아시아의 핵심 경제 허브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 경제자유구역 지정이 필요한 이유
경제자유구역은 외국기업과 투자 유치를 위한 경쟁력을 갖춘 지역에 부여되는 특별한 지위다. 미국의 실리콘밸리, 영국의 런던 테크시티, 이스라엘의 실리콘 와디 등과 같은 혁신 클러스터들은 교육·연구 기관과 기업이 유기적으로 결합한 형태로 발전해 왔다.
안산 ASV지구 역시 한양대 ERICA 캠퍼스를 중심으로 ▲한국생산기술연구원 ▲한국산업기술시험원 ▲한국전기연구원 ▲경기테크노파크 등이 집적된 수도권 최대 산·학·연 클러스터다. 현재 LG이노텍을 비롯한 200여 개의 중소·벤처기업이 위치하고 있으며, 석·박사급 2,000여 명을 포함한 4,000여 명의 연구 인력이 활동하고 있다.
특히, 안산시는 지난해 수도권 최대 규모의 ‘로봇직업교육센터’를 유치하는 등 첨단로봇 분야에서 연구, 교육, 사업화가 연계된 독보적인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여기에 경제자유구역 인센티브가 더해진다면 글로벌 기업과 외국인 투자 유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 ASV지구 개발 방향과 핵심 계획
안산 ASV지구는 기존의 저밀도 제조시설 중심의 경제자유구역과는 차별화된 개발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수도권의 장점을 살려 고밀도 R&D 중심의 기업 유치를 추진하며, 외국기업 유치를 통해 글로벌 비즈니스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개발이 추진되는 주요 구역은 다음과 같다.
▲제3토취장은 ASV 지구의 앵커지역으로 개발될 예정이다. 연구기관과 기업 간 협업 공간, 행정·금융시설, 창업지원 시설 등이 조성되며, 첨단로봇 및 AI, ICT, 반도체 기업 연구소들이 입주할 예정이다. ▲제2토취장은 기업 연구시설과 함께 외국인 정주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국제학교가 건립될 계획이다. 지난해 7월에는 하와이주 교육청과 협력을 통해 STEM(과학·기술·공학·수학) 특화 국제학교인 IPA(Island Pacific Academy) 유치를 확정했다. ▲ 사동 89블록 북측 부지는 MICE(기업회의·포상관광·컨벤션·전시) 산업을 중심으로 복합상업 및 금융, 기업 본사 입주 공간으로 조성된다. 이곳에는 랜드마크 타워가 건설될 예정이며, 테마파크와 복합상업지구 등이 들어설 계획이다. ▲ 한양대 ERICA 캠퍼스 부지는 이미 카카오데이터센터, 인테그리스 코리아 R&D센터 등이 입주한 상태다. 현재 산·학·연 혁신 허브 구축과 함께 국내 최대 규모의 첨단로봇·AI 집적화 캠퍼스인 ‘RAITIC(라이틱)’ 개발사업도 진행 중이다.
안산시는 ASV지구를 기업 성장의 전 단계(연구개발→사업화→딥테크 창업→투자 유치→글로벌 판로 개척)로 연결하는 선순환 가치사슬을 구축해, 기존의 산·학·연 클러스터를 첨단산업 중심의 혁신 생태계로 확장할 방침이다.
■ ‘뉴시티 안산’의 마중물 역할 기대
안산시는 1986년 대한민국 최초의 계획도시로 조성됐지만, 제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최근 도시 성장 정체를 겪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안산시는 ‘2035 뉴시티 안산’이라는 도시 비전을 제시하며, 경제자유도시로의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이민근 안산시장은 “안산시는 경기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첨단로봇 산업의 중심지로 도약할 강력한 기반을 마련하고자 한다”며 “이를 통해 글로벌 기업 유치와 혁신 생태계 구축에 앞장서며, 미래 산업을 선도하는 도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기경제자유구역 안산 ASV 지구를 성남의 판교, 화성의 동탄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도시로 성장시키고, 그 성과를 마중물로 삼아 도시 전체의 가치를 끌어올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안산시가 경기경제자유구역으로 지정될 경우, ASV지구는 로봇·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이 집적된 글로벌 R&D 허브로 거듭나게 된다. 경제자유구역 지정을 통해 안산이 대한민국의 미래 신산업 중심지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