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그라피의 대가' 람석 윤애경의 작품... 달력으로 만나다

뉴스영 변영숙 기자 승인 2024.10.22 19:20 | 최종 수정 2024.10.24 12:26 의견 0

(의정부=뉴스영 변영숙 기자) 사랑이라는 단어를 몇 가지 글씨체로 쓸 수 있을까?

5가지? 10가지? 필자로서는 아무리 생각해도 2~3가지 이상의 글씨체로 쓸 재간이 없다.

□ 아름다운 캘리그라피의 세계

람석의 갤리그라피 작품/사진=람석 제공


캘리그라피의 세계는 다르다. 캘리그라피는 내가 원하는 대로 무한대로 글자를 변형시켜 무한대로 아름다운 글씨를 만들어 낼 수 있다. 그것이 캘리그라피의 매직이자 매력이다.

단어 하나를 글씨체로 변형해 독창적인 작품을 만들어내고 여기에 살짝 그림을 더하고 색을 입히면 작품의 수는 우주의 별처럼 무한대로 확장된다.

캘리그라피는 어려운 듯하면서도 쉽고 쉬운 듯하면서도 어렵다. 단순히 글씨만 써 내려간다면 깊이 없는 겉멋에 치우진 손장난에 그치기 십상이다. 그런 작품은 보는 이들을 감동시킬 수 없다. 사고와 명상의 순간이 곁들여져야 좋은 캘리그라피 작품이 된다.

같은 갤리그라피라도 그냥 곁눈으로 훑고 지나가는 것이 있는 반면, 한참을 그 앞에 머무르며 글귀를 음미하고 글씨체를 눈여겨보게 되는 작품이 있다. 왜 여기서 힘이 들어갔는지, 왜 굵은 글씨로 표현했는지 말이다. 그러는 사이 글귀가 마음속에 들어와 깊은 여운을 남기게 된다. 현란하게 보이는 글씨를 시선으로 따라가다 보면 점이 선이 되고 선이 글자가 되고 글자가 의미가 되어 묵직하게 가슴속에 박히는 것이다. 그런 작품이 좋은 작품이고 예술이 되는 것이다.

□ 캘리그라피의 대가...람석 윤애경

캘리그라피 작가 람석 윤애경/사진=람석 제공


람석 윤애경의 작품이 그렇다. 람석은 법정 스님의 글을 즐겨 쓴다. 아마도 람석 자신이 ‘무소유’의 삶을 살다 입적하신 스님의 삶의 결을 흠모해서일 것이다.

그녀는 캘리그라피에서 무한대의 가능성을 엿봤다. 글씨 하나로 삼라만상 오만가지를 표현해 낼 수 있었다. 신기했고 자신도 모르게 캘리그라피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그림을 전공한 그녀의 ‘과거’도 상당히 도움이 됐다. 동양화와 ‘캘리’를 접목한 작품들이 탄생하기 시작했다. 람석의 캘리그라피 작품은 정적인 고요함 속에서 용솟음치는 역동성’으로 압축할 수 있다.

□ 람석의 작품...달력으로 만난다

달력으로 만나는 갤리그라프 /사진=람석 제공


람석이 글씨를 모아 ‘캘리 달력’을 제작했다. 1년 내내 캘리 달력을 걸어 놓고 람석의 글씨를 통해 감동적인 글을 만날 수 있다. 전시회에서 잠깐 보고 지나가는 것이 아쉬운 이들에게는 반가운 선물이 아닐 수 없다.

1, 2월에는 법정 스님의 ‘길’을 만난다. <그대의 길을 가라 하는 내 말에도 얽매이지 말고 스스로 살펴라 이와 같이 하지 말고 남의 말에 속지 말고 가라 한눈팔지 말고 딴 생각 스스로 살펴 그대만의 길을 그대만의 길을 가라> 한 해를 시작하는 글귀로 적당하다.

3,4월에는 <너는 작은 솔씨 하나지만 네 안에는 아름들이 금강송이 들어있다 너는 작은 도토리 알이지만 네 안에는 우람찬 참나무가 들어 있다. 너는 작지만 이미 크다. 너는 지금 모르지만 너의 때가 오고 있다.>라는 박노해 시인의 의 힘찬 글귀를 만난다.

날짜만 확인하면 그만인 달력의 시대는 지났다. 큰돈을 들이지 않고도 선물하는 이와 받는 이의 품격을 담아낼 수 있는 것으로 람석의 캘리 달력만큼 좋은 것은 없어 보인다. 온전히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벽걸이용 달력으로 제작됐다.

람석은 의정부'윤갤러리'를 운영하며 활발한 작품활동을 하는 동시에 전시회 및 다양한 문화강좌를 통해 캘리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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