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뉴스영 변영숙 기자) ‘최초’라는 말은 언제나 사람을 설레게 한다. 첫사랑이 그렇고, 첫 직장, 첫 출산 등이 그렇다. 자일산림욕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은 그래서 더 설렜다. 의정부시 첫 산림욕장이었기 때문이다.
자일산림욕장은 2024년 3월 개장했다. 의정부시 역사상 최초의 산림욕장이다. 수목원이나 산림욕장 하나 없는 ‘빈한’한 의정부시에 보석 같은 존재다. 민선 8기가 역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 ‘걷고 싶은 도시, 의정부시’ 정책 실행의 결과다.
자일산림욕장은 포천시와의 경계를 이루는 축석고개를 넘어 현충탑 조금 못 미쳐 위치해 있다. 이곳을 지나는 시민 누구도 이곳에 산림욕장이 조성될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 자일산림욕장이 조성된 5만 여평 규모의 땅은 지난 70년 동안 개발제한구역으로 꽁꽁 묶여 있어 일반인에게는 개방조차 되지 않았다. 그 덕에 자일산림욕장은 훼손되지 않은 자연환경을 자랑한다.
△검은 장막처럼 빼곡한 잣나무 숲길…피톤치드 효과 뛰어나
지난 9일 찾은 산림욕장 초입 수국정원에는 목수국이 탐스럽게 피어 있었다. 초록빛을 띤 수박 통만 한 목수국이 산림욕장과 잘 어울렸다. 초절정의 싱싱함은 잃었지만 추석 연휴에도 목수국 감상에는 무리가 없어 보였다.
목수국 길을 따라 이어지는 산책로 중간중간에는 목재 평상들이 놓여 있었다. 시원한 나무 그늘 아래 누워 하늘을 바라보면 그만이겠다. 산책로는 자연스럽게 잣나무 숲으로 이어졌다. 자일산림욕장 잣나무 숲의 규모는 3ha에 이른다. 시에서 언젠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릴 것을 기대하면서 2003년 잣나무 숲을 조성한 것이 지금처럼 울창한 숲이 됐다. 하늘로 쭉쭉 뻗어 올라간 잣나무들이 검은 장막처럼 빼곡했다. 한낮의 뜨거운 햇살도 이 장막을 뚫지 못했다. 시원했다. 잣나무의 피톤치드 효과는 나무들 중에서도 가장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산림욕의 효과를 톡톡히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숲길은 수피길코스와 잣나무쉼터 코스 등 2개의 코스로 조성됐다. 잣나무쉼터코스는 수국정원에서 제1숲속쉼터와 톱밥맨발길 및 풍욕장까지 갔다 되돌아오는 1 km 코스로 25분 정도 소요된다. 수피길코스는 크게 숲을 돌아오는 코스로 약 1.5km 길이에 45분 정도 걸린다. 두 코스 모두 완만한 숲길이라 걷는 데에 무리가 없다. 반려견도 동반할 수 있다.
산림욕장에는 목재 평상, 풍욕장 등 방문객들이 편안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넉넉했다. 잣나무쉼터 아래 평상에서 간단한 음식이나 음료를 먹으면 피크닉장이 따로 없다. 추석 연휴 가족과 함께 추석 음식 싸 들고 와서 시간을 보내기에 안성맞춤이다.
풍욕장에 놓인 산림욕의자에 누우니 세상이 하늘과 숲 그리고 바람뿐이다. 상쾌한 숲 바람이 답답했던 마음속까지 시원하게 해 준다.
△단풍로드길과 맨발톱밥길…가을이 기다려지는 길
풍욕장에서 제2쉼터 쪽으로 내려오는 길에는 ‘맨발톱밥길’이 조성돼 있다. 모래나 마사토가 아닌 톱밥을 깔아 더욱 푹신한 촉감을 느낄 수 있다. 50m가량의 맨발톱밥길은 다소 길이가 짧은 것이 흠이지만 숲길 걷기로 피로해진 발의 피로를 푸는 데 그만이다.
맨발톱밥길 끝에는 아름드리 밤나무가 반겼다. 바닥에 아람이 벌어져 땅에 뚝뚝 떨어져 있다. 숲속의 밤은 주운 자가 임자다. 뾰족한 가시를 헤치고 밤 몇 알을 꺼냈다. 괜스레 부자가 된 느낌이다. 산자락에서 느끼는 가을의 풍성함에서 행복감을 느낀다.
자일산림욕장에는 잣나무와 밤나무 외에도 산벚나무, 오동나무, 단풍나무 등 다양한 수종이 분포돼 있다. 초입의 데크로드를 뒤덮은 단풍나무에는 벌써 붉은 기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가을 단풍길 명소로도 손색이 없겠다.
△문화체험의 장… 명상, 요가, 아로마테라피 등 다양한 프로그램 운영
자일산림욕장에서는 다양한 산림 문화와 체험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평일에는 숲해설가가 상주해 있어 한 시간가량의 숲해설을 들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행복목공체험소는 의정부시 아트캠프 목공체험장으로 이전하고 숲속 명상과 요가 프로그램, 아로마테라피 프로그램 및 소규모 문화 공연을 진행하는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선한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다양한 문화 행사도 기대해 볼 만하다.
입장료나 시설 이용료가 없이 시민 누구나 부담 없이 편안한 마음으로 이용할 수 있다.
개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시설이나 관리 등 보완할 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자일산림욕장은 의정부시가 생태 명품 도시로 발전하는 데 한 획을 그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동시에 시민들에게는 산림욕과 산림문화체험 공간으로 뚜렷하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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