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인구정책, 지자체의 생존을 좌우할 열쇠

뉴스영 공경진 기자 승인 2024.10.22 19:35 | 최종 수정 2024.10.23 14:30 의견 0

AI가 만든 '가족들이 공원에서 함께 놀며 행복한 시간을 보내는 모습'의 이미지

한국 사회가 직면한 가장 큰 도전 중 하나는 '인구 감소와 고령화 문제'다. 지방자치단체(지자체)는, 인구 유출로 인한 경제적 위축과 고령화로 인한 복지 부담 증가가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 지역사회의 생존을 위협하는 심각한 문제로 자리 잡고 있다. 그러나 해외 도시들은 효과적인 인구정책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고, 성공적으로 지역사회를 활성화한 사례를 보여주고 있다. ▲청년 유출 방지, ▲고령화 대응, ▲출산율 저하 극복을 위한 구체적인 정책을 통해 그들은 지역사회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했다.

청년 유출의 악순환을 끊는 해외 성공 사례

청년 인구의 대도시 집중 현상은 많은 지자체가 겪고 있는 대표적인 문제다. 지역 내 양질의 일자리 부족과 주거 환경의 열악함이 청년들의 이탈을 부추기고, 이는 다시 지역 경제의 침체로 이어진다. 청년층이 떠난 지역은 고령화와 노동력 감소로 점차 활기를 잃게 된다.

핀란드의 에스포(Esbo)는 이러한 악순환을 끊어낸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헬싱키 인근 소도시였던 에스포는 청년층의 이탈을 막기 위해 IT 및 스타트업 중심의 경제 허브로 성장했다. 이 도시는 첨단 기술 산업에 대한 지원과 인프라 확충을 통해 청년층이 머물며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했다. 에스포의 성공은 양질의 일자리와 미래 성장 가능성이 있는 산업을 중심으로 한 지역 경제 활성화가 청년 유출 문제 해결의 핵심임을 보여준다.

한국의 지자체도 지역 특성에 맞는 산업을 육성하고 청년층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 IT, 콘텐츠, 친환경 산업 등 청년들이 선호하는 분야에 집중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이러한 정책을 통해 지역사회가 미래 세대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

고령화의 도전에 맞서는 지자체의 역할

청년 유출로 인해 비어버린 지역사회는 급격한 고령화에 직면하게 된다. 고령 인구가 늘어나면 복지 부담이 증가하고, 노동력 부족 문제가 심화된다. 일본의 사례에서 우리는 고령화 문제를 성공적으로 대응한 방법을 찾을 수 있다.

일본의 오부세(Obuse)라는 작은 마을은 고령 인구가 다수를 차지하는 상황에서도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이 마을은 은퇴한 노인들이 마을의 관광 자원을 개발하고, 지역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이러한 정책은 고령 인구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하면서도, 그들이 경제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것이 성공의 열쇠였다.

한국의 지자체도 고령 인구가 단순히 복지의 수혜자로 남지 않도록, 그들의 경험을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프로그램을 도입해야 한다. 노인들이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며 건강하고 활기찬 삶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출산율 저하 극복을 위한 장기적 대안

출산율 저하는 지역사회의 미래를 어둡게 만드는 또 다른 중요한 문제다. 경제적 불안정과 주거 문제, 육아 부담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지만, 단기적인 출산 장려금 정책만으로는 실질적인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 해외 사례는 장기적인 가족 정책과 안정적인 양육 환경 제공이 출산율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프랑스의 낭트(Nantes)는 출산율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인 가족 지원 정책을 도입한 도시다. 낭트는 육아 휴직 제도와 공공 보육 시설 확충, 주거비 부담 경감 등을 통해 자녀 양육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었고, 그 결과 출산율 회복에 성공했다. 이러한 사례는 단순히 경제적 지원을 넘어, 부모들이 자녀를 안심하고 양육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함을 보여준다.

한국의 지자체도 이와 같은 장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부모들이 양육 부담을 덜고 안정적인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주거 지원, 양육비 지원, 보육 인프라 확충 등 실질적인 정책이 마련되어야 한다.

지자체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제언

해외 도시들의 성공 사례에서 우리는 인구정책이 지자체의 생존과 직결된 문제임을 다시금 깨닫게 된다. 청년 유출을 막기 위한 양질의 일자리 제공, 고령 인구를 지역사회의 자원으로 활용하는 정책, 그리고 출산율 저하를 해결하기 위한 가족 중심의 장기 정책은 모든 지자체가 고민해야 할 과제다.

지자체는 단순한 경제적 지원에서 벗어나, 지역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속 가능한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지금이 바로 정책 전환의 시기다. 인구정책이야말로 지자체의 생존을 좌우할 열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칼럼니스트 군포정책연구원 공경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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