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호 칼럼] 기러기 한 쌍의 의미

민희윤 기자 승인 2023.03.20 10:43 의견 0


전통 혼례를 보면 신랑이 백마를 타고 신부의 집으로 가는데 기러기 한 쌍을 든 기럭아비가 신랑보다 앞서가서 신부의 어머니에게 먼저 기러기 한 쌍을 전달한다. 신부의 어머니는 기러기 한 쌍을 받으면 치마에 싸서 전안청이라고 하는 큰 상위에 올려놓으면 혼례가 시작된다. 예전에 전통 혼례를 하면 혼례 탁자 위에 기러기 한 쌍을 보자기에 싸서 올려놓고 혼례를 치르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진짜 기러기를 쓰다가 나중에는 목안(木雁)이라는 목각 기러기를 썻는데 전통 혼례가 없어진지 오래 되어서 그런지 젊은 사람들은 잉꼬부부의 대명사가 원앙새라고 생각을 하다 보니 원앙새 아니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우리나라 전통 혼례에는 기러기 한 쌍을 올려놓고 혼례를 하였고 기러기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살아있는 수탉과 암탉을 보자기에 싸서 혼례를 치르기도 했다고 하였다. 우리 선조들이 이렇게 혼례에서 가장 소중하게 기러기 한 쌍을 보자기에 싸서 올려놓고 혼례는 치른 4가지 의미가 있었다.

첫 번째 이유는 기러기는 100년 이상을 장수하는 동물로서 신랑 신부가 백년 해로 하면서 아들딸 많이 낳아서 가문을 번성시키라는 의미가 있다고 한다. 농경 사회에 평균 수명이 환갑이 안되던 시절에 기러기처럼 장수를 기원하는 의미이다.
두 번째 이유는 기러기는 같이 살다가 짝이 한 마리 죽으면 다른 짝을 만나서 새롭게 시작을 안 하고 평생 혼자 살면서 가족들을 돌본다고 한다. 과부나 홀아비가 되더라도 수절을 지키고 절개를 지키면서 가족들을 돌보라는 의미 같다.
세 번째는 가장의 리더쉽이다. 줄을 지어서 날아가는 기러기떼를 보면 일정한 간격과 흐트러지지 않은 모양을 볼 수 있는 것처럼 기러기의 리더는 맨 앞에 서서 간격을 유지하면 수백km씩 날아간다고 한다. 신랑은 한 가정의 가장으로 책임을 지고 집안을 잘 이끌어 가라는 교훈으로 가문의 위계질서를 지키고 조화를 유지하라는 의미라고 한다.
네 번째는 기러기는 자리에 앉았다가 일어나면 반드시 흔적을 남긴다고 한다. 이 세상에 태어났으면 반드시 흔적을 남겨서 후대에 이름을 알리고 결혼을 하였으면 후손들을 많이 번성하여 가문을 일으키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다.
존재감을 지키고 세상을 떠날 때도 자손들에게 위대한 유산을 남기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기러기 대신에 닭을 파란 보자기와 빨간 보자기에 싸서 혼례 탁자 위에 올려 놓고 혼례를 치른 이유는 수탉의 울음소리는 하루의 시작과 신선한 출발 악귀를 쫓는다는 의미이고 암탉은 다산을 의미했다고 한다.
필자도 많지는 않지만 주례 부탁이 들어오면 기러기 한쌍이 주는 4가지 의미를 꼭 주례사로 하는데 아직까지 기러기 한쌍이 주는 의미보다 훌륭한 주례사는 없는 것 같다.
박세호 경영학 박사
수원 화성 걷기 운동 본부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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