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코노미는 어떻게 등장했을까?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ㆍ고령화 등의 사회 변화, '펫코노미'의 성장
우리 삶의 변화로 열린 새로운 시장 ‘펫코노미’

민희윤 승인 2023.01.25 19:34 | 최종 수정 2023.01.25 21:08 의견 0

‘펫코노미 시장이 뜬다’<출처=기획재정부>

(뉴스영 민희윤 기자) 펫코노미는 반려동물을 의미하는 펫(Pet)과 경제(Economy)의 합성어로 반려동물 관련 시장 및 산업을 일컫는 신조어다. 저출산, 고령화와 1~2인 가구 증가로 라이프스타일이 달라지면서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고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펫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트렌드가 확산되고, 특히 최근 코로나 사태 이후 반려동물과 함께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펫코노미’가 급성장하고 있다.

1인 가구의 증가, 저출산ㆍ고령화 등의 사회 변화를 펫코노미의 성장 배경으로 볼 수 있다. 가족 대신 반려동물과 지내는 사람이 늘어나고, 이들이 반려동물을 위해 아낌없이 투자하면서 시장이 꾸준히 확대. 우리나라에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 중 1~2인 가구의 비중이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2인 가구의 비중이 30%로 가장 큰데, 이는 자식 대신 반려동물을 키우는 딩펫족과 자식을 출가시킨 후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부부들이 늘고 있는 것에서 그 이유를 짐작해 볼 수 있다. 이처럼 반려동물을 자식처럼 여기고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회 분위기가 확산하고 있어 앞으로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가구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도 펫코노미의 성장에 영향을 주었다.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반려동물을 입양하는 사람이 늘었고, 이러한 트렌드를 뜻하는 ‘팬데믹 퍼피(Pandemic Puppy)’라는 말도 생겨났다.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에서 신규 등록된 반려견은 23만 5,637마리로 전년 대비 11% 증가했다.

이러한 추세를 반영해 관련 시장도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사료, 간식, 장난감 외에도 보험이나 장례 등 상품의 종류도 다양하다. 시장 조사 업체 유로모니터(Euromonitor)에 따르면, 우리나라 반려동물 관련 시장의 규모는 2017년 14억 8천만 달러에서 2020년 17억 9천만 달러로 성장했으며, 2026년에는 27억 9천만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펫코노미 시장이 커지면서 노동 시장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과거에는 반려동물과 관련된 직업이 수의사, 애견 미용사 등으로 한정되어 있었지만, 이제는 반려동물의 생애 주기에 따라 다양한 직업이 생겨나고 있다. 대표적으로 사람이 먹는 식재료로 반려동물의 수제 간식을 제조하는 펫푸드 매니저, 재활 보조 기구가 필요한 동물을 위해 의수와 의족을 만드는 동물 재활 공학사, 반려동물을 대신 돌봐 주는 펫시터와 반려동물 유치원 교사, 반려동물의 장례를 주관하는 반려동물 장례지도사 등이 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관련 학과에 대한 관심도 같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와 전문대학을 중심으로 다양한 반려동물 관련 학과들이 개설되고 있는데, 경북 봉화의 한 고등학교는 2019년 한국펫고등학교로 교명을 변경하고, 반려동물 전문 특성화고등학교로 변신했다. 뿐만 아니라 전문대학의 반려동물 관련 학과도 2020년에는 5개 학과가, 2021년에는 7개 학과가 신설되었다.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며 반려동물 관련 신조어가 생기는 현상은 펫코노미가 성장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소비는 고급화, 전문화되고 있으며 펫코노미 시장이 산업의 중요한 축으로 떠오르고 있다는 것을 의미해 앞으로 산업 성장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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