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화정1동, 새봄맞이 꽃단장

꽃우물의 고장

김영식 기자 승인 2021.04.09 14:39 의견 0

새봄맞이 꽃단장
새봄맞이 꽃단장

고양시 덕양구 화정1동이 새봄맞이 꽃단장에 나섰다.

지난 4월초, 洞주민자치위원회는 통장협의회 60명과 함께 진달래공원 옆 유휴지 1,300㎡에 피튜니아 모종 1,000주를 식재하고, 해바라기‧천일홍 등 초화류 7종의 씨앗을 뿌렸다.

이번 사업은 이름만 남은 마을의 정체성 살리기에 대한 고민에서 출발했다. 동산마다 야생화와 배꽃이 우거지고, 물맛이 달아 ‘찬우물’이라 불렸던 이곳이 90년대 개발붐과 함께 아파트단지가 자리잡으면서 그 흔적을 찾기가 어려워진 탓이다.

주민들은 지혜를 모으고, 구슬땀을 흘리며 잡초가 무성해서 볼품없던 굳은 땅을 씨앗이 숨 쉴 수 있게 갈아엎고, 서툰 호미질로 굵은 자갈을 골라냈다. 오며가며 오래 보기 좋도록 봄, 여름, 늦가을까지 개화하는 품종을 골랐다. 하나가 지면 다른 꽃이 피도록 구역을 잘게 나눠서 파종했다.

농사꾼답게 솜씨를 발휘해 트랙터로 흙을 고르던 최경주 위원장은 말했다.

“같은 흙인데 땅값이 오르니 꽃을 심는데 인색해집니다. 소풍철마다 아이들이 즐겨 찾던 사슴농장 자리에 어울림누리가 들어섰어요. 콘크리트로 다 덮고 보니 그 많던 우물터가 어디에 있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합니다.”

상징이 필요했다. 꽃밭 중앙에 옛 우물터 모양의 나무조형물과 물항아리 더미를 설치했다.

“저 우물에서 물을 길어 꽃에 물을 줄 수 있다면 좋겠지요. 주민들과 때마다 들러 정성껏 가꾸겠습니다. 아이들 데리고 많이들 구경와 주세요”

굵은 땀방울을 옷소매로 닦으며 소탈한 웃음과 함께 최경주 위원장이 던진 한마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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