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박사의 농산업Talk]지역 로컬크리에이터로서 나의 생존 전략은?

민희윤 기자 승인 2023.06.07 11:30 의견 0
최윤희 한국농업기술진흥원 책임연구원(이학박사)

최근 미슐랭 3스타를 획득한 모수(MOSU) 헤드 세프의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분은 음식을 개발할 때 본인에게 가장 어려운 질문으로 ‘다른 것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거듭 고민하고 때로는 추억을 더듬기도 하고 상상력을 발휘하기도 하면서 다른 무엇인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고 합니다.

지난주 지역의 로컬크리에이터를 뽑아서 투자를 하는 프로그램에 관찰자로 참여기업의 발표 내용을 들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라고 단어를 사용하였지만 사실은 지역에서 창업한 사람들 중에서 지역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하는 지역의 스토리를 담은 창업자를 의미합니다.

통상적으로 지역에서 창업하는 기업은 수도권에서 창업하는 경우에 비해 투자를 받을 기회가 적다고 합니다. 필자가 발표 내용을 보면서 내가 만일 투자자라면 어떤 로컬크리에이터에게 투자할 것인가 하는 생각을 가지고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기업의 사업계획서를 봤습니다. 저 로컬크리에이터는 누구 지? 다른 경쟁업체가 많은 데 왜 이 로컬크리에이터에게? 하는 생각이 드는데 이는 기업과 제품에 대해서 알 기회가 훨씬 적기 때문입니다.

지역에서 창업하여 사업화하는 경우 좋은 장점은 수도권 창업자에 비해 저렴한 입지와 지역의 네트워크를 활용한 원료 공급의 용이성입니다. 이러한 장점으로 지역에서 창업하는 경우 본인이 처한 현실의 문제점, 지역의 문제점을 인지하고 이를 해결하고자 하는 노력이 기존의 유사한 아이템으로 사업하는 경쟁업체와 뭔가 다른 지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실제로 필자가 속한 기관에서 판로지원 사업을 추진할 경우 배·도라지즙, 사과즙, 참기름·들기름, 건조채소·나물밥 등 매년 유사한 제품이 들어옵니다.

네이버에서 ‘배·도라지’라는 단어로 검색하면 제품이 7만개 이상, 참기름은 대기업 제품이 포함되어 네이버페이로 등록된 제품을 보면 7만8천개이상 검색됩니다. 이 제품 모두 소비자가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그런 제품이라는 것은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러나 판로지원을 해야 하는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소비자의 눈에 띄게 하는 지 고민됩니다. 제품이 가지고 있는 스토리가 유사하기 때문입니다.

이번 투자 프로그램에서 발표 내용을 살펴보면 지역 창업자가 인지하고 있는 문제점은 유사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를 해결하는 해결책을 생산자 입장에서 제시 하였는지 소비자 입장을 반영하였는 지 바로 알 수 있었습니다. 로컬 크리에이터로서 지역의 농산물을 활용하여 제품을 만들 때 이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어떤 반응을 보이는 지 그리고 본인과 유사한 경쟁자는 어떻게 사업을 하는 지 파악하고 발표 내내 청취자와 눈을 맞추면서 발표하는 사람은 투자자의 선택을 받았습니다.

이 경우 발표 자료도 제품의 기업과 제품의 기술적인 우수성을 강조하는 경우보다 기업과 대표자의 히스토리를 보여주고 지역에서 사업할 때 발생하는 문제점을 고민하고 또 고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하여 사업의 방향을 잡아가는 지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또한 열심히 치열하게 고민하였기 때문에 평가위원의 질문을 정확히 파악하고 주워진 시간에서 짧고 명료하게 대답을 잘 합니다. 이때 이런 발표내용과 태도로 평가위원은 이미 유사한 제품이 많지만 경쟁사와 차별하고 사업의 확장성을 보여준다고 판단하게 됩니다.

앞서 모수의 헤드 세프의 고민과 지역의 크리에이터 고민은 똑같습니다. 어떤 영역에 있더라도 내가 가지는 차별성, 다른 점은 무엇인 지. 이를 확보하지 못했을 때는 소비자는 무엇을 불편하게 생각하고 무엇을 좋아하는 지 그리고 내가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무엇인 지 고민해야 하고 아주 치열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노력하는 자만이 치열한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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