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민영-트렌드에 민감한 뉴스영] ‘더 글로리’ 학폭은 잔인한 트라우마

민희윤 기자 승인 2023.03.07 16:45 의견 0

사진 : 넷플릿스 제공

“브라보! 멋지다 연진아”

(뉴스영 민희윤 기자) 넷플릭스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학폭 피해자인 동은(송혜교)이 학폭가해자 연진(임지연)에게 한 대사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및 SNS에는 유행어로 번지면서 밈으로 사용되고 있다. '더 글로리'를 보지 않으면 이해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신드롬화 되었다.

하지만 제목과 대사와의 화려한 의미와는 다르게 더 글로리는 어린 시절 학교폭력을 당한 피해자가 가해자들을 향해 복수하는 내용을 다룬 드라마다. 드라마 속 동은(송혜교)은 학교 폭력의 트라우마를 20년 동안 겪고 있다. 드라마뿐만 아니라 현실에서도 학교폭력은 꾸준히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9월 교육부가 발표한 ‘2022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모든 학교에서 2021년 조사 대비 학교폭력 피해 응답률이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학교폭력은 성인이 된 이후에도 피해자들을 고통 속으로 씻기 힘든 트라우마를 남길 수 있다.

학폭은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만들어 낸다. 사진: 넷플릭스 제공

학폭으로 생긴 트라우마는 PTSD(외상후스트레스장애)로도 이어질 수 있어 문제가 심각하다. 실제 정신과 치료를 받는 성인 환자 중 어렸을 때 학교에서 따돌림이나 학폭을 당한 기억 때문에 괴로워하는 사람이 많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PTSD 증상은 과거 당한 트라우마를 자꾸 떠올리거나, 트라우마와 관련된 상황을 피하고, 불안해하고 깜짝깜짝 놀라는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뿐만 아니라 우울증 등 정신건강 전반에 걸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최근에는 신체를 해하는 물리적인 학폭에서 나아가 정신적인 폭력으로 진화되고 있다. 물리적인 괴롭힘 말고도 더욱 다양해 지고 있다. 카톡이나 SNS 상에서 정신적인 괴롭힘 등 사이버 형태로 다양해 졌고, 물리적 폭력 이상의 괴롭힘을 당할 수 있다.

사회문제로 반복되는 학폭 가해를 방지하기 위해 전문가들은 주변의 관심을 강조한다. 학폭 자체도 심각한 위험이지만 더 큰 문제는 주변의 방관이다. 앞서 제보에서도 말했듯이 대부분 학교는 학폭이 발생하면 최대한 감추려 하고 작은 사건으로 무마하려 한다.

누구든 주위에서 학폭을 목격했을 때 피해자의 곁에 설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하다. 학폭 피해자는 그 상황을 목격한 친구들에게 외면 당하거나 혹은 가해자에 대한 수동적 동조로 따돌림을 당하고 고립이 된다. 가정에선 자녀가 학폭을 당하는지 주의 깊게 살펴야 하고, 피해 사실이 확인되면 즉각 담임교사에게 알리고, 동시에 경찰 등 공권력에 적극적인 도움을 구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학폭이 발생하면 피해자의 입장과 마음에서 생각하는 것이 최우선시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학폭의 상흔은 몸과 마음에 각인돼 결코 쉽게 사라지거나 치유되지 않는다. 자신의 상태를 인지하고 주위에 상황을 알리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를 회복할 수 있다. 지금 느끼고 있는 트라우마 감정이 공포심 때문에 생긴 것일 뿐, 실제로 위협이 되거나 위험한 것은 아니라는 것 또한 인지해야 한다.

새학기 설레임으로 가득한 학생들이 학교폭력으로 두려운 학교생활이 아닌 행복한 학교생활로 시작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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